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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승 8패와 0.186···거인 군단의 심각한 좌투수 울렁증

롯데 자이언츠가 심각한 좌완 투수 울렁증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는 지난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1-3으로 졌다. 상대 좌완 선발 최성영은 5이닝 5피안타 5볼넷 1실점으로 1018일 만의 선발승을 올렸다. 좌완 구창모를 휴식 차원에서 빼고, 같은 좌완 최성영을 대체 선발로 투입한 것이 적중했다. 롯데는 올 시즌 선두 싸움을 펼치며 기대 이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단, 좌완 투수를 만나기만 하면 고개를 떨구기 일쑤다. 특히 상대 팀이 좌완 선발 카다를 꺼내면 더 고전한다. 24일 기준으로 좌완 선발과 맞대결 시 팀 성적은 1승 8패다. 그나마 거둔 1승도 지난달 21일 NC 선발 구창모에게 6이닝 무실점으로 막혔지만, 팀 타선이 불펜 공략에 성공하며 연장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나머지 좌완 선발과 맞붙은 8경기는 모두 졌다. 지난 20일과 21일 SSG 김광현(6이닝 1피안타 1실점) 커크 맥카티(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 2실점)에게 꽁꽁 막혀 '유통 대전'에서 1승 2패로 졌다. 반면 상대 우완 투수 선발 시 팀 성적은 17승 5패로 좋다. 사이드암과 언더핸드 스로 선발 투수 등판 시 역시 5승 2패로 7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롯데는 4월 20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5월 2일 KIA전까지 5358일 만의 9연승을 달렸는데, 이 기간 우완 선발 투수 8명을 상대했다. 좌완 투수 선발 등판 시 팀 승률이 낮은 건 그만큼 공략에 애를 먹고 있어서다. 롯데의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은 0.219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특히 좌완 선발 투수를 상대로는 0.186(182타수 34안타, 좌완 불펜 타율 0.267)로 더 약하다. 반면 우투수 상대 타율은 0.272(2위)로 높다. 언더핸드 스로 타율은 0.235(8위)로 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좌타자는 좌투수에 다소 약한 모습이다. 신인 좌타자 김민석이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294로 가장 높다. 나머지는 모두 약점을 드러낸다. 안권수가 좌투수 상대 타율 0.226를 기록, 두 번째로 높다. 잭 렉스와 노진혁은 각각 좌완 투수 상대 시 0.179, 0.167에 그친다. 고승민은 좌완 투수에 18타수 1안타(0.056)로 굉장히 약하다. 우타자가 좌투수에 강한 것도 아니다. 유강남만 0.476으로 높고, 전준우(0.250) 한동희(0.222)는 시즌 타율과 거의 비슷하다. 안치홍은 좌투수 상대 타율이 0.077로 엄청 낮다. 롯데는 좌타자 비중이 높다. 올 시즌 30타석 이상 소화한 12명 중 7명이 좌타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상대가 좌완 선발을 꺼내면 우타자를 대거 배치한다. 24일 NC전에 우타자만 6명(스위치 히터 국해성 포함 시 7명) 내보내면서 안권수, 고승민, 노진혁 등 좌타자를 선발 제외했다. 그러나 효과는 적었다. LG 역시 좌타자 비중이 높지만 좌완 투수(0.295)와 우완 투수(0.288) 상대 타율에 큰 차이가 없다. 롯데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투수 유형별 큰 차이를 보여선 안 된다. 상대 팀이 표적 선발을 내세우는 등 약점을 이용할 수 있다. 롯데가 좌투수 울렁증을 빨리 극복해야 하는 이유다. 이형석 기자 2023.05.25 10:06
프로야구

SSG 추신수 제외, 최경모 1번으로 나선 이유

SSG 랜더스 추신수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그 자리에 최경모가 대신 나섰다. SSG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최경모(3루수)-박성한(유격수)-최정(지명타자)-길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최주환(1루수)-오태곤(중견수)-김성현(2루수)-조형우(포수)-최상민(우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가장 큰 변화는 추신수가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최경모가 리드오프에 배치된 것이다. 김원형 감독은 "최정이 최근 꾸준하게 선발 3루수로 나섰는데 체력 안배가 필요해 지명타자로 기용했다"며 "그러면서 추신수와 한유섬이 빠졌다"고 전했다. 이어 "추신수는 5일 경기서 파울 타구에 맞아 멍이 아주 심하게 들었다. 본인이 괜찮다고 해 6일 경기에 내보냈지만..."이라고 했다. 타격 부진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전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나흘 만에 타율 1할대(0.198)로 떨어졌다. 이날 키움 선발 투수 에릭 요키시는 우타자 피안타율은 0.283으로 높지만, 좌타자에는 0.200로 낮다. 반면 추신수는 올해 좌투수 상대 타율이 0.074(우투수 0.375, 언더핸드 0.600)로 아주 부진하다. 통산 요키시를 상대로는 14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대타 투입을 준비한다. 김원형 감독은 우타자 최경모와 오태곤을 투입했다. 최경모는 데뷔 첫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김 감독은 "우타자가 부족하다. 오태곤이 1번 타순에 들어갈 수 있었으나 3~5번 타순에서 찬스를 만들면 해결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6번 타순에 넣었다. (김)성현이도 상위 타순으로 가면 버거워하더라. 그래서 (최)경모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2019년 2차 6라운드 전체 56순위로 입단한 최경모는 주로 대타나 대수비 요원으로 나왔지만 지난해 9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73타수 22안타)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표본은 적지만 3할을 쳤던 선수"라고 덧붙였다.고척=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07 14:38
프로야구

[PO2] 5회 말 교체→교체→교체, LG-키움의 치열한 눈치 싸움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승부처에서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였다.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은 키움이 7-6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1차전을 3-6으로 내준 키움은 2차전을 잡아, 홈 고척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이날 경기는 5회 한바탕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LG가 2-7로 뒤진 5회 초 무섭게 추격하면서다. LG는 4-7로 따라붙은 1사 1·2루에서 홍창기가 볼넷으로 걸어 나가 만루 찬스를 연결했다. 유강남이 타석에 들어서자 대기 타석에는 김민성이 자리했다. 이때 선발 명단에서 빠진 문성주는 배트를 들고 더그아웃 바로 앞까지 나와 언제든 경기에 나설 준비 중이었다. 유강남이 8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얻어 5-7로 추격했다. 마운드에는 3연속 볼넷을 내준 언더핸드 투수 양현이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러자 우타자 김민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키움 벤치의 움직임이 없자 류지현 감독이 직접 걸어나와 구심에게 대타 교체 의사를 전달했다. 양현에 맞서 좌타자 문성주를 투입한 것. 그제서야 키움 벤치도 움직였다. 양현을 내리고, 좌투수 이영준을 투입했다. LG도 가만히 물러서지 않았다. 문성주는 우투수(0.297) 못지 않게 좌투수(0.341)에 강하고, 올 시즌 이영준에게는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 중이었다. 문성주를 우타자 이재원으로 다시 교체했다. 이재원은 좌투수(0.211)에게 다소 약하지만 우투수에게는 타율 0.273로 강하다. 이재원은 이영준에게 중견수 방면 큼지막한 1타점 희생 플라이로 임무를 다했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뒤 "승부처로 여겼다. 그 흐름을 잘 연결하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봤다. 1사 만루여서 상대가 이재원에게 쉽게 승부를 걸지 못하고, 부담을 가질 것이라고 계산했다"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양현이 (6번 문보경에게) 첫 볼넷을 내줄 때부터 고민하다가 교체 시기가 늦었다. 내 판단 미스였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한 템포 늦게 등판한 이영준이 역전까지는 허용하지 않아 결국 웃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2.10.26 00:06
야구

로하스-페르난데스, '타신전쟁'

KBO리그 최고의 '타격 머신'들이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다. 2020년 플레이오프(PO·5전3승제)는 멜 로하스 주니어(30·KT)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두산)의 화력 대결로 압축된다. 정규시즌 2위 KT와 준PO 승자 두산이 9일부터 고척 스카이돔에서 PO를 치른다. 시즌 상대 전적은 KT가 9승 7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두산은 최근 5년(2015~19)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전통의 강호다. 예측불허의 승부다. 단기전은 기세 싸움이다. 분위기를 바꾸는 '한 방'이 흐름을 바꾼다. 1·2선발 투수가 차례로 등판하기 때문에 다득점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따라서 중심타자가 시리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로하스와 페르난데스가 그 주인공이다. 로하스는 2020년 최고 타자다. 정규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 135타점, 116득점, 출루율 0.417, 장타율 0.680을 기록했다. 타점, 득점, 홈런 그리고 장타율 1위에 올랐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가 KBO리그 전체 1위인 7.93이다. 강력한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로하스는 올 시즌 한층 성장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스위치 히터인 그는 2017~19년 좌투수(우타석) 상대 타율 0.276를 기록했다. 우투수 상대 타율(0.308)보다 낮았다. 겨우내 타격 스탠스에 변화를 주며 변화구 대처 능력을 향상했다. 김강 KT 타격 코치와 함께 진행한 스윙 변화가 성공했다. 이전까지 로하스는 웨이트트레이닝 강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지난겨울에는 체중 감량과 유연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장타력이 오히려 상승했다. 로하스는 "유연성이 생겨 더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로하스는 7월까지 타율 0.387의 맹타를 이어갔다. 8월 23경기에서는 타율 0.206에 그쳤지만, 9월 이후 49경기에서 타율 0.368·47타점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10월에만 타율 0.388·9홈런을 기록했다. 이 기간 득점권 타율은 무려 0.467. 감기몸살로 시즌 막판 몇 경기에 빠졌지만, 그는 "더 큰 무대를 위해 잘 쉬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두산전 성적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16경기에서 타율 0.296를 기록했다. 두산 외국인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8타수 2안타, 크리스 플렉센에게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대신 클러치 능력이 뛰어났다. 두산전 득점권 타율은 0.357. 결승타도 3개가 있었다. 고척 스카이돔 8경기에서 로하스는 타율 0.517(35타수 15안타), 장타율 1.034로 매우 강했다. 페르난데스는 안정감이 매우 뛰어난 타자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199개)를 쳐냈다. 2019년에 이어 이 부문 2연패다. 올해 타구 방향(좌측 183개, 가운데 132개, 우측 228개)도 고른 분포를 보였다. 약점을 보이는 투수 유형도 없다. 우투수 상대 타율 0.330, 좌투수 0.367, 언더핸드 투수 0.327를 기록했다. 페르난데스는 KT와의 16경기에서 타율 0.333을 기록했다. KT 원투펀치도 잘 공략했다. 1차전 선발투수로 낙점된 우완투수 소형준에게 타율 0.417(12타수 5안타), 2차전 선발이 유력한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0.385(13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3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는 LG와의 준PO를 앞두고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지켰다. 5일 열린 준PO 1차전 1회 말 LG 선발투수 이민호를 상대로 우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2차전에서도 빅이닝(7득점)을 만든 4회 초 2사 3루에서 진해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쳤다. 두산은 준PO에서 3번 타자 오재일이 타율 0.222, 4번 김재환이 타율 0.143에 그쳐 고민이 있다. 김재환은 KT와의 정규시즌에서 타율 0.234에 그쳤다. 2번 타자로 나서는 페르난데스가 키플레이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09 06:00
야구

강백호 향한 의구심, 이강철 감독은 '강한' 신뢰

기대치와 평가 기준이 높아진 만큼 흠도 부각된다. 사령탑은 데뷔 3년 차 젊은 선수가 기특하다. 강백호(21·KT)를 향한 이강철(54) 감독의 시선은 언제나 긍정이다. 강백호는 지난주까지 나선 43경기에서 타율 0.323·12홈런·34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02)과 장타율(0.610)의 합계인 OPS는 1.012. 개막 전에 외야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이 변경됐다. 데뷔 처음으로 4번 타자를 맡고 있다. 심적 부담이 있는 변화에 적응하며 선전하고 있다. 부진한 지표도 있다. 득점권에서 약하다. 66타석 중 12안타에 그쳤다. 지난 1일 잠실 LG전에서 4타점을 기록하며 일시적으로 안 좋은 흐름을 끊었지만, 이후 9경기에서 다시 0.167에 그쳤다. 강백호도 "나도 모르게 의식하게 됐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올 시즌은 좌투수 상대로 약해졌다. 2019시즌은 타율 0.354·장타율 0.451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0.286다. 스스로 자신감을 감추지 않던 언더핸드 투수 타율은 0.188에 불과하다. 강백호는 데뷔 시즌(2018)에는 좌투수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콘택트 능력 향상을 목표로 삼은 2019시즌은 좌투수 공략을 잘해냈지만, 올 시즌에 다시 장타 생산을 지향하면서 힘과 정확도가 밸런스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강철 감독은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득점권 약세, 4번 타자를 맡으며 커진 부담감에 대해 "이겨낼 수 있는 선수다"고 했다. "투수들이 좋은 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잘 해주고 있다"는 생각도 덧붙였다. 장기 관점에서 선택한 타순 변경이다. KT와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성장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 감독은 "(강)백호가 4번 타자로 자리를 잡아 줘야 공격력이 좋은 라인업이 만들어진다. 4번에서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좌투수 상대 약세에 대해서는 "타격 사이클이 하향 곡선일 때 좌투수를 자주 만나서 기록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강백호가 100타점 이상 올려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전했다. 바람이자 독려다. 강백호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자신의 말이 선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잘 하는 점은 부각되지 못할 만큼 선수를 향한 기대치가 커진 상황에서 부정적인 말은 하지 않았다. 강백호가 종종 승부욕을 과하게 드러낼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에는 파울 타구 뒤 고함을 질러 상대 투수를 자극했다는 오해를 샀다. 득점권 부담감이 커진 상황에서 결과까지 안 좋을 때는 안 좋은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팬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러나 이 감독은 "경기 외적으로 건방진 행동을 하는 선수가 아니다. 그랬다면 제지했을 것이다. (부진한 타석 뒤에)상처가 없는 선수는 드물다. 기죽지 않길 바란다.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선수다"고 했다. 특유의 위압감 있는 타격은 자신감이 원천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소심해진다. 선수도 그런 경험이 있다고 인정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강백호의 야수 같은 성향이 유지되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기 살리기가 이어지는 이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16 06:01
야구

에이스 양현종 끌어낸 이정후 끝은 어디인가

‘야구 천재’ 이정후(22·키움 히어로즈·사진)의 진화에 끝은 있을까. 이정후는 5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3타수 1안타, 2타점, 2득점, 맹활약이었다. 특히 3회 초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양현종이 볼넷 2개를 내주면서 1사 주자 1, 2루가 됐다. 이정후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초구 체인지업은 지켜본 뒤, 시속 142㎞ 포심패스트볼을 쳐 우익수를 넘는 타구를 날렸다. 깜짝 놀란 양현종은 한참 동안 타구를 바라봤다. 1, 2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는 ‘싹쓸이’ 2루타가 됐다. 키움의 11-2 승리의 주춧돌이 됐다. 양현종은 3회까지 4실점 하고 일찍 물러났다. 6일 KIA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이정후와 양현종은 소속팀이 달라도, 매년 국가대표팀에서는 함께 뛰었다. 이정후는 늘 “(양)현종이 형 공은 정말 좋다”고 칭찬했다. 양현종은 KBO리그 최고 좌완 투수다. 이정후는 좌타자인데도 그런 양현종 공을 잘 친다. 지난 시즌에도 상대 타율 0.444(9타수 4안타)였다. 올해도 개막전부터 양현종의 ‘천적’임을 확인했다. 2017년에 프로에 온 이정후는 신인 때부터 타격 천재였다. 우투수, 좌투수, 언더핸드 투수를 가리지 않고 3할대를 쳤다. 2018년까지 몸쪽 높은 직구에 약점을 보였지만, 지난해 스윙 궤적을 바꿔 극복했다. 이정후는 “약점이 뭔지 잘 알고 있다. 무조건 바꾸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잘하는 방식으로 고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은 타점 늘리기에 도전한다. 그간 테이블 세터로서 안타를 많이 치고 출루율 높이는 게 목표였다. 올해는 주로 3번 타순에 나온다. 그는 “(김)하성 형 뒤, (박)병호 형 앞이라서 상대가 나와 승부를 많이 할 거다. 득점권 상황에서 타점을 많이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지난 시즌 타점은 68개였다. ESPN이 KBO리그 경기를 중계하면서 한국 야구에 대한 미국 팬 관심이 커졌다. 이정후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미국 CBS스포츠는 이정후를 “미래에 메이저리그 스타가 될 잠재적인 재목”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아직 아버지 이종범이 기록한 30홈런·60도루 같은 기록은 보여주지는 못해도 훌륭한 혈통을 지니고 있다”고 칭찬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5.07 08:42
스포츠일반

한가위에 다시 보는 역대급 시구, 홍드로부터 쫄쫄이까지

'시구(始球)' 구기 경기의 대회가 시작되었음을 상징적으로 알리기 위하여 처음으로 공을 던지는 일을 말한다. 프로야구에서는 재미있는 볼거리로 자리잡았다. 대통령, 연예인 등 유명인사를 비롯해 어린이날, 현충일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인물 등이 나와서 공을 던지는데 시구 행사가 자주 치러지면서 화제 인물도 많이 배출됐다. 특히 주목받은 이들은 여자 연예인이다. 가녀린 몸매의 여자 연예인들이 기대 이상의 구속을 뽐내면 '우와~'라는 탄성이 나온다. 한가위를 맞아 역대 프로야구 시구에서 강력한 구속을 보여줬던 여자 연예인을 꼽아봤다. 출처 표기 안 한 사진은 중앙포토. (※스압주의) ━ '홍드로' 홍수아 배우 홍수아(33)는 2005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시구자로 나서서 시속 85㎞에 달하는 공을 던졌다.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우완 투수 중 한 명인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투구폼이 닮았다는 이유로 '홍드로(홍수아+페드로)'라는 별명을 얻었다. ━ '뽐가너' 윤보미 아이돌 가수 에이핑크 멤버 윤보미(26)가 홍수아의 아성에 도전했다. 2018년 LG 트윈스의 시구자로 나와 시속 76㎞의 빠른 속도의 공을 던졌다. 부드러운 투구폼이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를 닮아 '뽐가너(보미+범가너)'라고 불린다. ━ '랜디 신혜' 박신혜 배우 박신혜(30)는 2006년 KIA 타이거즈의 시구자로 나섰다. 보기 드문 좌투수였는데 역동적인 투구폼이 MLB의 전설적인 왼손 투수 랜디 존슨과 닮아 '랜디 신혜'라는 애칭이 생겼다. ━ 'BK유리' 유리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출신 배우 권유리(30)는 2007년 두산 시구자로 나와 프로야구 최초로 언더핸드 스루를 선보였다. 밑에서 위로 공을 깔끔하게 던지면서 MLB에서 활약한 언더핸드 투수 김병현의 별명 'BK'를 따와 'BK유리'로 불렸다. ━ 번외편1. '일루젼 시구' 신수지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신수지(28)는 2013년 두산 시구자로 나와 자신의 주특기 체동작이었던 한쪽 다리를 지탱하고 옆으로 도는 일루젼 기술을 넣은 시구를 해 화제가 됐다. MLB 공식홈페이지에도 이 영상이 게재될 정도였다. ━ 번외편2. '패대기 시구' 제시카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출신 가수 제시카(30)는 2012년 LG 시구자로 나와서 바닥에 내리꽂는 시구를 선보였는데, 거칠게 내던지는 모양새가 돼 '패대기 시구'로 불린다. 미국 매체에서도 보도될 정도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 번외편3. '쫄쫄이 시구' 클라라 배우 클라라(34)는 2013년 두산-LG전에 앞서 마운드에 섰는데 상의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LG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연상하게 하는 레깅스를 입고 등장했다. 몸매가 드러나는 초밀착 레깅스라서 화제가 되면서 '쫄쫄이 시구' 혹은 '섹시 시구'의 대명사가 됐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19.09.12 10:11
야구

'4할 타자' KIA 유민상 "좌투수에 더 강해요"

'4할 타자' KIA 유민상(30)은 요즘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유민상은 7일 현재 타율 0.429를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석에 한참 못 미친 60타석밖에 소화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도 타율이 굉장히 높다. 올해 5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155명 중에 가장 높은 타율이다. 특히 7월 이후 타율은 0.531(32타수 17안타)에 이른다. 그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홍세완 코치와 상대 투수의 구종과 포커스를 어디에 둬야 할지 상의하고 있고,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나오는 것 같다. 나도 100% 믿음을 안고 타격한다"고 상승세의 배경을 얘기했다. 이어 "기술적으로 아무리 잘 정립 되도 결국은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유민상은 현재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출장 기회를 받고 있다. KIA는 1루수로 상대 선발투수가 좌완이면 김주찬, 우완이면 유민상을 스타팅 라인업에 주로 내보낸다. 프로 입단 8년 차로, 두산-KT를 거쳐 KIA에서 세 번째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만큼 절실함이 더욱 커졌다. 자신도 "풀 타임 시즌(2016년 KT, 타율 0.282)을 보낸 적이 한 번밖에 없다"며 "나는 평균치를 보여준 선수가 아니다. 경기 출장이 드문드문해도 항상 베스트의 상태로 나갈 수 있도록 몸과 마음가짐을 준비한다"고 강조했다. 일주일 만에 선발 출장의 기회를 얻은 7일 광주 LG전에선 5-5 동점이던 5회 말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는 등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유민상은 "기술적으로 아무리 완성 되도 정신적인 측면이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초구 성적에서 드러난다. 이번 시즌 초구를 공략한 타율이 0.778(9타수 7안타)로 굉장히 좋다. 그는 "예전에는 신중하게 타격했는데 이제는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적극적으로 임한다"라고 말했다.최근 들어 유민상의 매력은 한 가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좌타자인 그는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라는 고정관념이 무색하게 좌투수에 더 강한 모습이다. 올해 투수 유형별 성적을 보면 우투수(타율 0.400·35타수 14안타) 보다 좌투수(타율 0.429·7타수 3안타)에 더 강한 모습이다. 통산 성적 역시 마찬가지로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 우투수 상대로는 타율 0.277(271타수 75안타)를 기록 중이지만, 좌투수에는 타율 0.370(46타수 17안타)로 훨씬 높다.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한 타율 0.311다. 통산 홈런 9개 모두 우투수에 뽑았지만 장타율 역시 우투수(0.417)를 상대했을 때보다 좌투수(0.457)에 더 높다. 더욱 많이 타석에 들어서고 싶은 그는 "우투수를 상대할 때와 달리 좌투수에는 크게 치기보다 콘택트 위주"라며 "좌투수에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좌투수를 상대한) 표본은 적지만 좀 더 믿음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186cm·101㎏의 거포형 체격을 갖춘 유민상은 올해 홈런이 아직 없다. 그는 "동료들이 '덩치에 걸맞지 않게 안타만 친다'고 놀린다"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이런 얘기도 싫지 않다는 듯 홈런을 의식하지 않고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다"라고 웃었다. 광주=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19.08.08 14:23
야구

72%라는 수치가 말해주는 꾸준함과 페르난데스의 일관성

기복이 없다. 두산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는 꾸준하다.페르난데스는 개막 후 출전한 68경기 중 49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무려 72%에 해당한다. 몰아치기에도 능해 3안타 12회, 4안타 3회를 기록 중이다. 멀티히트가 33회로 이 부문 리그 단독 1위(2위 이정후 30회)다.일관성이 대단하다. 개막 후 3월에 출전한 8경기에서 타율 0.393(28타수 11안타)로 스타트를 끊었다. 4월에는 월간 타율이 0.392(97타수 38안타)로 4할에 육박했다. 5월에 약간의 부침을 보였지만 월간 타율이 0.299(107타수 32안타)로 3할에 근접했다. 이어 6월에 소화한 첫 10경기에선 타율이 0.429(42타수 18안타)로 완벽에 가깝다.약점도 보이지 않는다. 주자가 없는 상황(이하 타율 0.373)과 있는 상황(0.347) 그리고 득점권(0.338) 모두 성적이 준수하다. 왼손 타자로 왼손 투수에 약점을 보일 수 있지만, 우투수(0.369)와 좌투수(0.346), 언더핸드(0.350)를 상대로 모두 안정적이다.극단적으로 당겨서 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밀어치기에도 능해 야구장 좌우 곳곳으로 타구를 날린다. 2번 타순에 주로 배치돼 중심타선에 찬스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출전한 경기 중 72%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안타가 없으면 볼넷으로라도 1루를 밟는다. 말 그대로 밥상을 차리는 테이블 세터다. 김태형 감독은 "기본적으로 수준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현재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210안타까지 가능하다. 1982년 원년부터 시즌 200안타를 달성한 선수는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201개)이 유일. 2015년부터 144경기(종전 128경기) 체제로 경기 수가 늘어나 기록 달성이 수월해졌지만, 시즌 200안타는 여전히 정복하기 쉽지 않은 대기록이다. 역대 KBO 리그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안타는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의 180개. 특히 두산은 지난해 외국인 타자가 때려낸 안타가 고작 14개(파레디스 9개·반 슬라이크 5개)라는 걸 고려하면 페르난데스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페르난데스는 스프링캠프 때 "난 파워 있는 타자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타격에서 우선으로 염두에 두는 것은 콘택트다. 좋은 콘택트가 있어야 좋은 타구와 결과가 따라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콘택트에 중심을 둔 페르난데스의 활약에는 빈틈이 없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6.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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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넥센, SK 박종훈 대비 공격적 라인업 꺼내…김민성 제외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이 공격적인 라인업을 꺼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1~2차전을 모두 패한 넥센은 30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SK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 김민성을 빼고,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를 하위 타순에 배치했다. 넥센은 3차전에 김혜성(2루수)-송성문(3루수)-서건창(지명타자)-박병호(1루수)-김하성(유격수)-고종욱(좌익수)-샌즈(우익수)-임병욱(중견수)-주효상(포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상했다.지난 2차전과 비교하면 선발 명단에서 3명의 얼굴이 바뀌었다.장정석 넥센 감독은 "공격적 라인업과 수비를 강조하는 라인업을 놓고 밤새 고민했다"며 "공격적으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특히 이날 선발 라인업을 상대성을 고려해 결정했다. 3차전 SK 선발투수는 언더핸드 박종훈으로 정규시즌 넥센전 2차례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테이블세터진을 형성한 김혜성과 송성문은 표본은 적지만 이번 시즌 박종훈을 상대로 3타수 3안타, 2타수 1안타로 강했다. 서건창이 3번으로 옮겨 박병호-김하성과 중심타선을 형성한다.1~2차전 선발 출장한 김규민을 대신해 고종욱이 좌익수로 선발 출장하고, 외국인 타자 샌즈가 7번으로 내려갔다. 장정석 감독은 "샌즈는 언더핸드 유형에 못 치는 건 아니지만 정규시즌에 거의 상대한 적 없어 타순을 내렸다"고 밝혔다.특히 이번 가을야구에서 부진한 김민성이 포스트시즌 8경기 만에 처음 라인업에서 빠졌다. 김민성은 올 시즌 언더핸드행 투수에게 타율 0.254로 우투수(0.275) 좌투수(0.324)에 비해 크게 고전했다.장정석 감독은 "1~2차전에서 상대 선발투수를 무너뜨리지 못해 다른 라인업을 꺼내게 됐다"며 "선수들이 루틴대로 잘 쉬었다.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고척=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2018.10.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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